아이와 함께 다녀온 국립나주박물관 후기, 역사 체험과 놀이를 한 번에
주말마다 아이와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박물관은 교육적이긴 한데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을까?"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5월 긴 연휴기간 동안 나주 시댁에 방문하면서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국립나주박물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단순히 역사 유물을 보는 공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해 보니 예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고대 마한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 체험관, 야외 공간, 만들기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이날은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과연 국립중앙박물관처럼 규모도 크고 외부 정원도 잘 해 놓고 전망이 탁 틔여서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어린이날 기념 공연, 만들기 체험을 한 번에 알찬 커리큘럼
박물관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은 잔디광장과 여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박물관과 달리 주변이 탁 트여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특히 이날은 어린이날을 맞이해서 야외 공연장에서 연극도 진행되고 있었고, 실내 부스에서는 많은 인원들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곳에서 탈 만들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이었습니다. 조명이 비치는 전시 공간 중앙에 놓인 금동관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화려했습니다.
백제 금동관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영산강 유역 마한 세력의 독자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역사 이야기일 수 있었지만 "옛날 왕이 쓰던 관이야"라고 설명해 주니 의외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토기와 생활 유물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유물보다 "왜 이렇게 큰 항아리가 있어?"라는 질문을 더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국립나주박물관의 대표 유물 중 하나인 옹관(독무덤)은 어른이 들어갈 정도로 크기 때문에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시 관람 후에는 야외 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햇살이 좋은 날이라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쉬었는데, 박물관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는 캐릭터 조형물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더 즐거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방문한 날에는 탈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색칠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점토와 색을 활용해 탈을 꾸밀 수 있었습니다.
체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박물관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이 조금 깨졌습니다.
특히 자신이 만든 탈을 직접 쓰고 사진을 찍어 보며 무척 뿌듯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체험 공간에서는 금동관 만들기 활동도 진행되었습니다.
아이가 직접 종이 금동관을 만들어 머리에 쓰고 다니는 모습이 꽤 귀여웠습니다. 역사 속 유물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게 만든 점이 좋았습니다.
어린이박물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닥이 푹신푹신한 매트로 깔려있었고 어린 영유아부터 초등저학년까지 체험해볼 수 있게 여러 테마존으로 구성되어있고 공간도 넓직해서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전혀 부대끼는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쾌적했습니다.
특히 2세 미만의 아기를 데려온 부모들이 안전한 매트 위에서 수준에 맞는 놀이 교구들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내에는 농경문화를 주제로 한 놀이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고,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며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일반 박물관에서는 "만지지 마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곳은 오히려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요소가 많아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 보였습니다.
2. 보호자를 위한 쉼 공간은 어땠을까?
성인들이 보기 좋은 박물관과 어린이 박물관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아이들이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체험하는 동안 성인분들은 어린이박물관에 있는 실내 카페에서 통창을 통해 탁 트인 외부 잔디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 좋았습니다. 통창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은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마치 그림엽서처럼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어른들이 마시기 좋은 커피종류와 차종류, 아이들이 먹기 좋은 상하목장 우유아이스크림도 있었습니다. 어린이박물관 내부는 바닥도 푹신하고 구석구석 뾰족한 모서리가 없이 라운딩 처리가 되어있어서 영유아를 동반한 보호자도 마음 놓고 바닥에 앉아 쉴 수 있었습니다.
야외에는 그늘이 되어주는 야외 테크와 의자가 곳곳에 있어서 바람을 느끼면서 풍경을 바라보기 좋았습니다. 늦은 봄꽃이 가득가득 피어서 아쉬운 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관광버스차가 두 대 정도 있었는데, 그 버스를 타고 60~70대로 되어보이는 어르신들이 관광을 하러 오신 듯 보였습니다. 어린이박물관이 아닌 다른 건물의 박물관은 웅장하면서도 기품있는 실제 전시품들이 많이 있고 설명글도 잘 나와 있어서 어르신들도 즐겁고 편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곳곳에 직원분들과 행사진행요원분들이 상주하고 계셔서 길을 물어보기도 좋았고 다음 체험이 몇시에 있는지도 여쭤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줄을 미리 서서 좋은 자리에 앉아서 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고 칸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붐비지 않았습니다.
3. 국립나주박물관 장단점 분석
장점
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
가족 나들이를 가다 보면 입장료 부담이 생각보다 큽니다.
하지만 국립나주박물관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② 교육과 놀이를 동시에 경험 가능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다면 아이가 금방 지루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체험 프로그램과 어린이박물관이 함께 운영되어 학습과 놀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③ 쾌적한 관람 환경
관람객이 너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주말에도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 아이와 함께 이동하기 편했습니다.
④ 야외 공간이 넓음
실내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산책과 사진 촬영도 가능합니다.
박물관과 공원을 함께 방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점
① 대중교통 접근성
자가용 방문은 편리하지만 대중교통만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② 역사에 관심이 없는 성인은 다소 짧게 느낄 수 있음
전시 규모가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경주박물관 수준은 아닙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다면 관람 시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③ 체험 프로그램 일정 확인 필요
체험 활동은 특정 시간대에 운영되는 경우가 있어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느낀 점과 마무리
이번 국립나주박물관 방문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과연 재미있어할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역사 공부보다 체험 활동과 어린이 공간에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단순히 유물을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금동관을 보고, 직접 금동관을 만들어 쓰고, 탈을 만들고, 어린이 체험관에서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역사 교육을 시키고 싶지만 딱딱한 방식은 부담스럽다면 국립나주박물관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실내 나들이 장소를 찾거나, 전남 나주 여행 중 가족 코스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료라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다음에도 나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반남고분군까지 함께 둘러보며 마한 문화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고 싶습니다.
<참고 및 출처>
- 국립나주박물관
- 국립나주박물관 공식 자료 및 전시 안내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 연구자료
- 나주 신촌리 고분군 출토 유물 관련 학술자료